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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깊은 산 속 고요한 연못, 그곳에는 전설의 용왕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날, 한 인간이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연못 속 용왕을 찾아간다. 용왕은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무거운 맹세를 요구한다. 맹세를 통해 인간은 신비로운 여정을 시작하며, 자신의 욕망과 책임, 그리고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간다. 이 이야기는 인간과 초자연적 존재의 관계를 통해 신비와 희생, 그리고 성장의 여정을 그린다.
태그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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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절한 부름
깊은 산속, 오랜 전설이 잠든 연못이 있었다. 그 연못은 천 년의 시간 동안 맑은 물을 간직하며 사람들의 소원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연못에 맹세를 하려는 자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아무도 함부로 접근하지 않았다.
달빛이 연못을 은은하게 비추는 밤, 한 젊은이가 연못가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서준이었다. 그의 손은 땅에 닿을 듯 내려가 있었고, 얼굴은 간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용왕님, 전설 속의 위대한 존재시여!” 서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 연못에 깃든 신령께 간절히 빕니다. 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서준의 간절한 기도는 밤공기에 녹아들었다. 그의 눈에는 비친 달빛이 흔들렸고, 그 속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어린 여동생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시름시름 앓는 여동생을 바라보는 동안, 서준의 마음은 점점 더 무너져 내렸다.
“제발…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 그녀는 아직 너무 어립니다. 제가 대신 어떤 대가라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갑작스럽게 연못의 물결이 잔잔히 흔들리더니, 깊은 곳에서부터 은은한 빛이 솟아올랐다. 주변의 나뭇잎이 사방으로 흔들리며 기묘한 바람이 불었다. 서준은 깜짝 놀라 몸을 바로 세웠다. 그의 앞에 용의 형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연못 속에서 솟아오른 그 존재는 위엄을 자랑하며, 동시에 깊은 슬픔을 품은 듯했다. 그 용의 눈은 서준의 마음을 꿰뚫는 듯 깊고도 밝았다.
“인간이여,” 용왕이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너는 무엇을 바라며 이곳에 왔느냐? 무엇이 너를 이토록 간절히 부르게 하였느냐?”
서준은 두려움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제 여동생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았지만,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용왕님, 제발 그녀를 구해주십시오. 제 생명이라도 바치겠습니다.”
용왕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은 서준을 시험하듯 천천히 훑었다. “네 소원은 간절하다. 그러나 인간이여, 너의 간절함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네가 감당할 수 없는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는 모든 것을 각오했습니다. 제 여동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용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다. 네 소원이 진정한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시험할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맹세의 대가는 단순히 네 생명으로도 부족할지 모른다.”
그 말과 함께 연못의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며 밝은 빛으로 서준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감으며 용왕의 목소리를 들었다.
“네 소원을 이루기 위한 시험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2: 맹세의 대가
서준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연못가가 아닌 끝없는 황야에 서 있었다. 사방은 모래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고, 머리 위의 태양은 잔인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싸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긴 어디지...?” 서준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혼잣말을 했다. 그때, 바람 속에서 용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이여, 너는 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 그러나 너의 맹세가 진정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었는지 증명해야 한다. 이 시험은 너의 결심을 흔들 것이다. 네가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라.”
서준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동생을 위해서라면 뭐든 감당하겠어요. 어떤 대가든 상관없습니다.”
그가 첫발을 내디디자 모래밭이 요동치며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거대한 거울이었다. 그러나 거울 속에는 그의 모습이 아닌 어린 시절의 장면이 비치고 있었다.
서준은 거울 속 장면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 안에는 어린 자신이 여동생과 함께 즐겁게 놀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여동생은 환하게 웃고 있었고, 서준은 그녀를 위해 나무 가지를 꺾어 그네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 시절이 좋았지, 그렇지 않느냐?” 용왕의 목소리가 거울을 통해 흘러나왔다. “너는 여동생을 사랑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너의 욕심 때문이라면 어떻겠느냐?”
“욕심이라뇨?” 서준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거울 속 장면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서준이 무언가를 향해 화를 내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왜 그렇게 약해 빠졌어? 네가 좀 더 건강했다면, 우리가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거야!” 여동생은 그의 말에 움츠러들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서준은 숨을 멈춘 채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 기억이 분명히 사실임을 알았다. 여동생의 병이 악화되던 초기에, 그는 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여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
“너의 사랑은 진실했다. 하지만 너의 고통은 그녀를 더 깊이 괴롭게 했다,” 용왕이 말했다. “너는 정말로 네 여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었는가? 아니면, 네 자신의 후회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그녀를 구하려는 것은 아닌가?”
서준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죄책감과 결의가 뒤섞이며 소용돌이쳤다. 그는 다시 머리를 들어 거울 속의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그 말이 사실일지라도,” 서준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제 후회를 덮으려는 마음이 있었다 할지라도, 제 사랑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정말로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순간, 거울 속의 장면이 흐려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용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좋다, 인간이여. 네가 후회와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면, 다음 시험으로 나아갈 자격이 있다. 그러나 기억하라. 맹세의 대가는 단지 네 고통뿐만이 아니라, 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까지 포함될 수 있다.”
모래바람이 강하게 일며 서준을 덮쳤고, 그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연못가로 돌아와 있었다. 연못은 여전히 잔잔히 빛나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더욱 무거운 결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맹세의 대가…” 서준은 스스로 중얼거리며 연못의 물결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 자신의 길이 얼마나 어려울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잃게 될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두려움 대신 단호한 결의가 빛나고 있었다.
3: 맹세의 시험
연못가로 돌아온 서준은 고요히 흔들리는 물결을 바라보며 다시 용왕의 목소리를 들었다.
“인간이여, 너는 네 맹세의 진정성을 시험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제 네가 바라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마지막으로 네 결심을 증명해야 한다.”
서준의 마음속에는 여동생을 향한 간절함과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스쳤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제 여동생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 순간 연못의 물이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솟구쳤다. 물방울들이 흩어지며 서준의 주변에 빛나는 구슬처럼 떠올랐다. 그 구슬들 속에는 서준이 알고 있는 세상과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의 가족, 친구, 어린 시절의 추억, 그리고 여동생의 웃는 얼굴까지.
“이 모든 것은 네가 지키고 싶은 것들이다,” 용왕이 말했다. “그러나 맹세란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네 여동생의 생명을 되찾기 위해서는 너의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
서준은 손을 내밀어 공중에 떠 있는 구슬들을 바라보았다. 구슬은 각각 다르게 빛났고, 그는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의 조각들을 보았다. 그는 그것들이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자신을 이루는 일부임을 깨달았다.
“이제 선택하라,” 용왕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네가 무엇을 희생할 것인지. 네 선택이 여동생의 생명을 좌우할 것이다.”
서준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구슬들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구슬 앞에서 멈춰 섰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안 됩니다. 여동생이 돌아온다 해도,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 없이 살아갈 수는 없어요.”
다음으로 그는 친구들과 함께 웃던 순간이 담긴 구슬 앞에 섰다. 그는 손을 뻗다가 멈췄다. “친구들과의 인연은 나를 지탱해 준 힘이었어요. 그것도 버릴 수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여동생과의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구슬 앞에 멈춰 섰다. 그녀가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서준의 눈가가 젖었다. “이 추억들... 이게 없다면 그녀를 구하는 의미가 없어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이 추억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용왕은 차분히 말했다. “구슬 하나를 선택해 희생하라는 것은 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네가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네 안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순간, 구슬들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하나로 합쳐졌다. 그 안에는 서준의 여동생이 병상에서 기운을 차리고 웃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서준은 그 장면을 보고 무릎을 꿇었다.
“네 결심은 진정했다,” 용왕이 말했다. “너는 맹세의 대가를 이해했고,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킬 줄 알았다. 이제 너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너의 선택은 새로운 책임을 수반할 것이다.”
서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지은 맹세는 끝까지 지킬 것입니다. 어떤 책임이라도 감당하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연못은 찬란한 빛으로 빛났고, 서준은 마치 온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동생을 살릴 수 있는 소망이 이뤄졌음을 알게 된 그는 연못에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러나 그는 또한 깨달았다. 이 맹세는 단순히 소원을 이루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의 시작임을.
4: 연못의 비밀
서준은 연못가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고, 그의 가슴 속에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얽혀 있었다. 여동생을 살릴 수 있다는 기쁨과 동시에, 그 대가를 치른 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그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는 용왕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를 기다렸다.
“너는 이제 네 소원을 이룬 것이다, 인간이여,” 용왕의 목소리가 연못의 물결을 따라 울려 퍼졌다. “그러나 이제야 네가 진정으로 알게 될 것이다. 이 연못이 가진 깊은 비밀을.”
서준은 용왕의 말을 듣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그가 느끼는 미지의 두려움이 서서히 커져만 갔다. 그는 연못의 깊은 물속을 바라보며 묻기 시작했다.
“용왕님, 연못의 비밀이라니요?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제 삶은 어떻게 될까요?”
용왕은 서준을 향해 조용히 미소 지으며, 그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이 연못은 단순히 소원을 이루어 주는 곳이 아니다. 연못 속에는 수천 년의 기억과 지식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한 사람의 소망을 넘어,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힘이기도 하다. 너의 여동생을 살린 것도 그 연못의 일부였으며, 너의 선택은 연못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서준은 그 말에 머리를 숙였다. 그의 여동생을 살리기 위한 맹세가 단순한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그가 알지 못한 더 큰 흐름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상의 균형… 그게 무슨 뜻인가요?” 서준은 조심스레 물었다.
용왕은 연못의 깊은 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연못은 우주의 흐름을 조정하는 중요한 축소판과도 같다. 수많은 이들이 여기서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은 우주의 질서를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변화는 모두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 대가는 단지 물질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때로는 영혼의 일부, 때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잃어버린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서준은 이 말을 들으며 몸을 떨었다. 그는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진심으로 맹세했지만, 그 대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대가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제게 다가올 대가는 무엇일까요?” 서준은 눈을 감고 물었다.
용왕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 후, 연못 속에서 물결이 일렁이며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의 대가는 곧 드러날 것이다, 인간이여. 네가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선택한 길이 새로운 균형을 이끌어낼 것이다. 그러나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가는 네가 예상한 것과는 다를 수 있다. 너는 이 선택을 영원히 감당해야 한다.”
서준은 용왕의 말에 깊은 고뇌에 빠졌다. 자신이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맹세한 것, 그 선택이 그저 개인적인 소망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는 연못 속 깊은 물을 바라보며, 무엇이 진정한 대가인지 궁금해했다. 그때, 용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 연못은 시간을 넘나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너의 맹세가 이루어졌으므로, 이제 너는 이 연못의 새로운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수호자로서, 너는 이곳을 지키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서준은 충격을 받았다. “수호자요? 저는 그저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온 것이었습니다. 수호자가 된다고요?”
용왕은 서준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수호자가 되는 것에는 단순히 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연못을 지키기 위해선, 너는 때로는 사람들의 욕망과 싸워야 할 것이다. 너의 소원은 그저 개인적인 것이었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짐으로써 이 연못에 더 많은 이들이 접근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욕망을 다루는 것이 수호자의 역할이다. 그리고 너는 이곳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서준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의 삶이 이 연못과 얽히면서,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느꼈다. 그는 연못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그 길이 어떤 모습일지, 어떤 대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저는 이 연못을 지키는 수호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서준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용왕님,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용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든 물어보거라.”
“이 연못의 비밀은 무엇인가요? 왜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소원을 빌고,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것인가요?” 서준은 조심스레 물었다.
용왕은 잠시 생각한 뒤, 답했다. “이 연못은 고대부터 존재해왔다. 이곳의 물은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힘을 지닌다. 그것은 단순히 소원을 이루는 힘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순간들을 담고 있다. 이곳은 시간을 넘나드는 존재들이 모여들어 서로의 운명을 연결하며, 결국 세상의 균형을 맞춘다. 그러나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못의 비밀을 아는 자는 그 비밀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대가는 그 어떤 것보다 크다.”
서준은 그 말에 더욱 깊은 혼란을 느꼈다. 이 연못은 단지 소원을 이루는 곳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중요한 장소였고,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만 했다. 그는 이제 연못의 수호자로서, 이 비밀을 지키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이제 너의 길이 시작된다, 인간이여,” 용왕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 연못의 수호자로서, 너는 모든 이들의 욕망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너의 새로운 운명이다.”
서준은 깊은 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제 연못의 수호자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했다.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할지, 그가 지킬 것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결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고. 그 어떤 대가가 오더라도, 그는 연못과 여동생을 지키겠다는 결의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5: 새로운 시작
서준은 연못의 가장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마음속에는 여동생을 구한 기쁨과 연못의 수호자로서 떠맡게 된 무거운 책임이 교차했다. 이 연못은 더 이상 그저 소원을 이루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가 이제 그 안에 깃든 비밀과 힘을 지켜야 할 수호자이기 때문에, 그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네가 이제부터 이곳의 수호자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용왕의 목소리가 서준의 귓가를 스쳤다. “이 연못은 단지 너 하나의 것이 아니다. 그 속에 흐르는 물은 모든 이들의 욕망과 희망을 담고 있다. 네가 그 욕망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마음속에는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여동생을 살린 그 소망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은 자신의 소망을 넘어선, 연못이 지닌 큰 책임이었다.
그는 잠시 연못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연못의 물결이 여전히 고요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갈망이 얽혀 있었다. 서준은 그 물결이 전달하는 것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든 소원은 그 자체로 큰 힘을 지니고 있으며, 그 힘을 다루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서준아.” 그때, 그의 뒤에서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놀라서 돌아보았다. 여동생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그의 곁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모습과는 달리, 건강하게 웃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나을 수 있었어?” 서준은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동생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형, 내가 나을 수 있도록 기도해준 덕분이에요. 나도 그저 내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죠.”
서준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고, 그 바람은 결국 이루어졌지만, 이제 그의 삶에는 새로운 책임이 생겼다. 여동생의 웃는 얼굴을 보며 그는 깨달았다. 자신의 소망만큼 중요한 것은, 그 소망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하는 일이었다.
“이제부터 내게는 새로운 길이 시작될 거야.” 서준은 여동생에게 말했다. “이 연못을 지키는 일은 내게 중요한 일이지만, 그 일 역시 네가 나를 믿고 도와줄 때 비로소 잘 할 수 있을 거야.”
여동생은 서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 나는 형이 무엇을 하든 항상 응원할 거예요.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여동생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연못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 길이 힘든 길일지라도, 그는 더 이상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제 단지 여동생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이 연못을 통해 더 큰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었다.
“이제부터, 내가 맡은 길을 가야 한다.” 서준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길이 어떤 모습일지 몰라도, 난 두렵지 않아. 여동생을 지키고, 이 연못을 지키는 일이 내 삶의 전부가 될 거니까.”
여동생은 그 말을 듣고 미소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형, 괜찮아요. 네가 걷는 그 길을 나는 함께 할 거예요.”
서준은 여동생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결심을 굳혔다. 그는 연못을 향해 마지막으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제 이 연못은 그의 삶의 일부가 되었고, 그 비밀과 힘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그에게 주어졌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여동생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여동생과 손을 잡고 연못을 떠났다.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하고 힘들더라도, 서준은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소망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소망을 지키는 일이었고, 그 일은 더 이상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서준은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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