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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의 신부 - 도깨비의 선택

    태그

    #조선도깨비, #금단의사랑, #운명의신부, #에로틱판타지, #불꽃같은욕망, #고독의종말, #관능적터치, #금지된결합, #천년의기다림, #신분을넘은사랑, #요괴와인간, #운명의검

     

    디스크립션

    조선 후기, 천 년의 세월을 홀로 견뎌온 도깨비 도령 강림은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을 운명의 여인을 기다린다. 양반가의 영특한 규수 지은과의 우연한 만남 후, 두 사람 사이에 금단의 감정이 피어오른다. 신분과 존재의 벽을 넘어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 사람. 검을 뽑는 순간 사라질 운명임을 알면서도, 강림은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기로 결심한다.

    후킹멘트

    "그대의 손길이 닿는 순간, 천년의 고독이 불꽃처럼 타올랐다."
    금기를 넘어선 도깨비와 인간 여인의 뜨거운 사랑! 조선의 엄격한 신분 사회에서 숨겨진 채 피어나는 욕망의 불씨! 손끝에서 시작된 떨림이 전신을 뜨겁게 달구고, 그의 가슴에 꽂힌 검을 향해 뻗어가는 그녀의 손길! 천 년의 시간을 건너 운명으로 이어진 두 존재의 금단의 밀회! 도깨비의 선택은 영원한 사랑, 아니면 영원한 이별?

    ◆ 한양 인근 깊은 산속, 도깨비 도령 강림이 기억 속 천 년의 고독을 회상하며 자신의 검과 운명에 대해 사색하는 장면

    한양 외곽 깊은 산속, 달빛이 숲을 은은하게 비추는 밤. 고풍스러운 한옥 아래 연못가에 도깨비 도령 강림이 홀로 앉아있다. 그의 화려한 관복은 달빛에 푸르게 빛나고, 손가락 사이로 작은 불꽃이 춤을 춘다.

    "천 년의 세월이 흘렀구나... 내 가슴에 꽂힌 이 검이 날 얼마나 더 괴롭힐 것인가."

    강림의 목소리는 깊고 쓸쓸하다. 그의 가슴을 스치는 바람에도 보이지 않는 검이 욱신거리며 그를 괴롭힌다. 그가 연못 표면에 손을 담그자 물이 끓어오르며 증기가 피어오른다.

    "이 땅에 발을 디딘 이래로 몇 번의 왕조가 바뀌었던가... 그리고 내 신부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는구나."

    그의 한숨이 밤공기를 진동시키며 주변의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린다. 손가락으로 연못 위에 그림을 그리자 불꽃으로 된 한 여인의 실루엣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꿈에서 본 그 얼굴...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강림의 코끝에 은은한 매화향이 스친다. 봄이 오고 있다. 그의 감각은 인간의 것보다 예민하여 멀리서 오는 향기도 놓치지 않는다. 매화향과 함께 묘한 기운이 느껴지자 그의 등줄기에 전율이 흐른다. 가슴 속 검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이 느낌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향기가 오는 방향을 바라본다. 달빛 아래 한양으로 향하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빛나며 바람이 그의 주변을 감싼다.

    "오늘 밤, 이 기운을 따라가 보자."

    강림의 발걸음이 땅을 떠나고, 그의 몸이 연기처럼 흩어졌다가 바람을 타고 한양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의 귓가에 풍경소리가 울리고, 코끝에는 여전히 그 매화향이 남아있다. 천 년 동안 느껴보지 못한 이 낯선 감각에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인간의 세상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 뒤로 달이 구름에 가려지고, 순간 그림자가 깊어진다. 그의 가슴 속에서 검이 욱신거리며 무언가를 예고하는 듯하다. 천 년의 고독을 견뎌온 도깨비의 운명이 오늘 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 한다.

    ◆ 춘당대 인근에서 양반가 규수 지은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강림, 그녀의 몸이 비에 젖어 곤경에 처하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상황

    한양 성곽 근처 춘당대 인근, 갑자기 몰아치는 봄비에 양반가의 규수 지은이 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녀의 비단 치마가 빗물에 젖어 몸에 달라붙고, 비에 젖은 그녀의 얼굴에서 매화향 기름이 섞인 비 냄새가 퍼진다.

    "아이고, 이를 어쩐다... 가마 없이 나온 것이 실수였구나."

    지은이 발을 헛디디며 진흙탕에 넘어지려는 찰나, 갑자기 나타난 한 사내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는다.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묘한 열기가 지은의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 지은이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본다. 달빛보다 환한 피부와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사내. 그의 옷은 비에 젖지 않았고, 그의 주변으로 빗방울이 피해가는 듯하다.

    "예... 고맙습니다만, 당신은..."

    지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머리핀이 느슨해져 긴 머리카락이 풀어져 내린다.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칼 사이로 매화향이 더욱 짙게 퍼진다. 강림의 눈동자가 순간 붉게 빛나고, 그의 가슴속 검이 격렬하게 요동친다.

    "당신의 향기... 매화군요."

    "네? 아, 예... 동생의 혼례를 위해 비단상인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강림이 우산처럼 펼친 부채로 지은을 비에서 보호하자, 주변의 빗소리가 갑자기 잦아든다. 마치 세상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이상하게도... 당신을 본 적이 있는 것 같군요. 꿈에서..."

    지은의 볼이 붉어진다. 양반가의 규수로서 낯선 사내와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금기된 일이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 이상하게 끌리는 기분이 든다.

    "실례지만... 당신은 어떤 분이신지요?"

    "저는..."

    강림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멀리서 관아의 순라꾼 소리가 들린다. 지은이 당황하여 주변을 살핀다. 이 시각에 양반가 규수가 낯선 사내와 있는 모습이 발각된다면 가문의 수치가 될 것이다.

    "아가씨, 이곳은 위험합니다. 제가 안전한 곳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지은이 망설이지만, 순라꾼의 목소리가 가까워지자 겁에 질려 고개를 끄덕인다. 강림이 지은의 허리를 감싸자, 그의 옷자락이 그녀의 젖은 치마에 스치며 묘한 열기를 전한다. 지은의 숨결이 가빠지고, 뺨이 더욱 붉어진다.

    "눈을 감으세요. 잠시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지은이 눈을 감는 순간, 세상이 빙글 돌고 몸이 공중에 뜨는 듯한 감각이 든다. 그녀의 코끝에 강림의 향기가 가득 차오른다. 묵직한 향나무와 신비로운 불꽃 냄새가 섞인 듯한 이 향기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눈을 떴을 때, 지은은 한적한 정자 안에 있다. 빗소리는 여전하지만, 이제 그들은 비로부터 안전하다. 지은의 젖은 옷에서 올라오는 증기와 정자 주변을 맴도는 묘한 빛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여기가... 어디인지요?"

    "안심하십시오. 아가씨의 집 근처 후원의 정자입니다. 곧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강림의 손가락이 의도치 않게 지은의 손등을 스친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작은 불꽃이 튀어오른다. 지은이 놀라 숨을 들이키자, 강림의 눈빛이 더욱 깊어진다.

    ◆ 지은의 거처에 숨어든 강림, 둘 사이에 처음으로 피어나는 육체적 긴장감과 욕망의 불씨

    며칠 후, 밤. 지은의 방 창문 너머로 달빛이 은은하게 비춘다. 지은은 침상에 누워 그날의 기이한 만남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손등에는 여전히 그 남자의 손길이 닿았던 감각이 남아있는 듯하다.

    "그분은 누구였을까... 정말 꿈이 아니었을까..."

    방 안에 갑자기 묘한 향기가 피어오른다. 향나무와 불꽃이 섞인 듯한 향. 지은이 화들짝 놀라 일어나 앉는다. 창문 너머로 한 실루엣이 보인다. 달빛에 비친 그 모습은 며칠 전 그녀를 구해준 사내다.

    "당신...!"

    방문이 열리지 않았는데도 강림이 안으로 들어온다. 마치 연기처럼 스며들어온 그의 모습에 지은은 놀라 뒤로 물러난다.

    "놀라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아가씨. 하지만... 당신을 다시 보아야만 했습니다."

    지은은 겁에 질려야 마땅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 떨리는 가슴과 뜨거워지는 뺨을 느낀다. 강림이 한 걸음 더 다가오자, 방 안의 촛불이 더 밝게 타오른다.

    "당신은... 인간이 아니시지요?"

    강림이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저는... 도깨비라 불리는 존재입니다."

    지은의 눈이 커진다. 어릴 적 유모에게 들었던 이야기 속 존재가 눈앞에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포가 아닌 호기심이 그녀를 지배한다.

    "도깨비... 그럼 정말 불을 다룰 수 있나요?"

    강림이 손가락을 들어올리자 그 끝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난다. 지은의 눈에 그 불꽃이 반사되어 빛난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 불꽃에 가까이 가져간다.

    "조심하십시오, 뜨거울 수 있습니다."

    "당신의 불은... 따뜻하군요. 타는 듯 뜨겁지 않고..."

    지은의 손가락이 불꽃을 스칠 때, 그녀의 전신에 따스한 기운이 퍼진다. 마치 벚꽃이 피는 봄날의 햇살 같은 온기. 강림의 눈이 지은의 입술에 머물고, 그의 호흡이 가빠진다.

    "왜... 제게 왔나요?"

    강림이 한 걸음 더 다가와 지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싼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지은의 피부가 꽃잎처럼 붉어진다.

    "천 년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당신을 향해 피어나고 있습니다. 제 가슴 속에 꽂힌 검이... 당신 앞에서 요동치고 있어요."

    "검이요...?"

    "네, 제 영혼을 묶고 있는 검. 그것을 뽑을 수 있는 이를 도깨비의 신부라 부릅니다. 꿈에서 봤던 당신의 얼굴...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강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멀리서 하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지은이 놀라 문 쪽을 바라본다.

    "누가 오고 있어요! 숨으셔야 해요!"

    강림이 미소 짓는다. "걱정 마세요."

    그가 손을 움직이자 방 안의 시간이 멈춘 듯하다. 바깥의 발걸음 소리도, 벌레 소리도 모두 멈춘다. 방 안에는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남는다.

    지은의 떨리는 손이 강림의 가슴에 닿는다. 비단 도포 아래로 그의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인간의 것보다 느리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있다.

    "당신의 심장... 도깨비도 심장이 있군요."

    "당신 앞에서는... 보통의, 아니, 보통보다 더 격정적인 인간의 심장처럼 뛰고 있습니다."

    그들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진다. 지은의 입술에서 나오는 따스한 숨결이 강림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녀의 눈에서는 두려움보다 호기심과 설렘이 빛나고 있다.

    "이것이... 금기인 줄 알면서도..."

    지은의 속삭임에 강림이 대답한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입술이 거의 닿을 듯 가까워진 순간, 갑자기 바깥에서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고, 하녀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강림이 지은에게서 떨어져 창가로 향한다. "내일 밤, 후원 연못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오시겠습니까?"

    지은이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뺨은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다.

    "가겠습니다."

    강림이 창문을 통해 연기처럼 사라지는 순간, 방문이 열리고 하녀가 들어온다. 하지만 방 안에는 지은만이 홀로 앉아있다. 그녀의 손등에는 여전히 그의 불꽃이 닿았던 따스함이 남아있고, 코끝에는 그의 향기가 맴돈다. 금기된 관계의 시작, 도깨비와 인간 여인의 위험한 첫 만남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 비밀스러운 만남이 계속되며 서로의 본질을 조금씩 알아가는 두 사람, 강림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이틀째 밤, 후원의 연못가. 달빛이 수면 위에 은은하게 비추고, 밤벌레 소리가 주변을 감싼다. 지은은 가슴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 양반가의 담장을 넘어온 그녀의 모습은 평소의 단정한 규수와는 다르다. 긴 머리카락은 느슨하게 풀어져 있고, 얇은 홑옷 위로 그녀의 실루엣이 달빛에 드러난다.

    강림이 연기처럼 나타나 그녀 앞에 선다. 그의 눈동자가 달빛에 붉게 빛난다.

    "왔구나... 올 줄 알았어."

    지은이 가슴을 두근거리며 대답한다. "약속했잖아... 그런데 내 마음이 이상해. 네 정체가 도깨비라는 걸 알면서도 두렵지 않아. 오히려..."

    "이끌린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천 년을 살았지만, 이런 감정은 처음이야."

    강림이 손을 뻗어 지은의 얼굴을 감싼다.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연못의 물결이 일렁이고 주변의 풀잎들이 흔들린다.

    "네 손이 뜨거워... 불을 다루는 도깨비라서 그런 거야?"

    강림이 미소 짓는다. "아니, 네 앞에서만 그래. 내 몸 안의 불이 네 앞에서 더 강렬하게 타오르는 거지."

    그가 한 걸음 다가가며 지은의 허리를 감싸안자, 그녀의 숨결이 가빠진다. 달빛 아래 그들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쳐진다.

    "이건... 안 되는 거잖아. 양반가 규수가 도깨비와..."

    "금기인 줄 알아. 하지만 내 가슴에 꽂힌 검이 네 앞에서 이렇게 요동치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

    지은의 손이 조심스럽게 강림의 가슴에 닿는다. 비단 도포 아래로 단단한 그의 가슴이 느껴진다. 그녀의 손길이 닿은 곳에서 미세한 열기가 피어오른다.

    "검이 있다고 했지? 볼 수 있을까?"

    "아직은 안 보일 거야.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볼 수 있어. 그리고 네가 정말 내 신부라면..."

    "그럼 어떻게 되는데?"

    강림의 눈빛이 슬퍼진다. "검을 뽑는 순간... 내가 소멸해. 천 년의 형벌이 끝나고 내가 사라지는 거지."

    지은의 눈에 놀라움이 어린다. "그럼 난 널 잃게 되는 거야? 내가 네 신부라면?"

    "그래, 아이러니하지? 천 년을 기다린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순간이 끝의 시작인 거야."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밤바람이 스쳐지나가며 지은의 머리카락을 살짝 흩트린다. 강림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속삭인다.

    "하지만 난 두렵지 않아. 천 년의 고독보다 너와의 짧은 순간이 더 값진 걸 알게 됐으니까."

    지은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런 말 하지 마. 아직 내가 네 신부인지도 모르잖아."

    "알고 있어. 내 심장이 말해주니까. 네가 바로 그 사람이야."

    강림의 손가락이 지은의 입술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따스한 열기가 번진다. 지은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러면 안 돼... 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림의 입술이 그녀의 것과 만난다. 순간, 연못의 물이 끓어오르고 주변의 꽃들이 일제히 활짝 피어난다. 지은의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퍼진다. 그녀의 손이 강림의 목을 감싸안고, 두 사람의 몸이 더 가까워진다.

    키스를 마친 뒤, 지은의 눈에는 혼란과 열정이 뒤섞여 있다. 강림이 그녀의 떨리는 손을 붙잡는다.

    "내일 밤, 내 거처로 와줄래?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어."

    "어디..."

    "한양 외곽 금천 계곡 근처, 백운대 아래 있는 한옥이야. 눈을 감고 내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내가 데리러 갈게."

    지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갑자기 멀리서 집안의 인기척이 들린다. 누군가 지은을 찾고 있는 것 같다.

    "가봐야 해!" 지은이 놀라 몸을 떼려 하자, 강림이 그녀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당겨 짧게 입술을 맞춘다.

    "내일 밤, 기다릴게."

    지은이 고개를 끄덕이고 급히 돌아서 달아난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강림의 눈에 애틋함과 불안이 교차한다. 그의 가슴 속 검이 더욱 강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 관아의 추격을 피해 강림의 은신처로 도망친 지은, 그곳에서 나누는 뜨거운 밤과 검이 드러나는 순간

    이튿날 밤, 지은은 자신의 방에서 눈을 감고 강림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바람 소리와 함께 강림이 나타나 그녀 앞에 선다. 그의 눈빛이 달빛처럼 차분하면서도 뜨겁다.

    "왔구나."

    "약속했잖아."

    강림이 지은의 손을 잡는다. "눈을 감아. 잠시 어지러울 수 있어."

    지은이 눈을 감자 세상이 빙글 돌고, 몸이 공중에 떠오르는 듯한 감각이 든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전에 본 적 없는 화려한 한옥 안에 서 있다. 높은 천장, 정교한 나무 장식, 그리고 곳곳에 놓인 고서들과 보물들. 방 중앙에는 비단 이불이 깔린 침상이 있고, 주변에는 수백 개의 초가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게 다 네 거야? 천 년 동안 모은 거야?"

    "그래, 인간 세상에서 지내려면 필요한 것들이지. 맘에 드니?"

    지은이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너무 아름다워... 꿈같아."

    강림이 그녀에게 다가와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네가 여기 있는 것도 꿈같아. 천 년 동안 기다렸던 순간이야."

    지은의 시선이 방 한쪽에 놓인 붉은 술병에 멈춘다. "저건 뭐야?"

    "천년주야. 인간의 백 년 수명을 한 모금에 담은 술이지. 마시면 온몸에 불이 타오르는 듯한 감각이 들어."

    지은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술병을 바라본다. "마셔봐도 될까?"

    강림이 미소 짓는다. "조금만... 인간에겐 강할 수 있으니까."

    그가 잔에 붉은 술을 따르자, 액체가 마치 살아있는 듯 빛나며 흐른다. 지은이 조심스럽게 잔을 받아 한 모금 마신다. 순간, 그녀의 온몸에 열기가 퍼지고, 감각이 예민해진다. 강림의 손길, 그의 숨결, 심지어 그의 눈빛에도 그녀의 몸이 반응한다.

    "이게... 뭐지... 온몸이 뜨거워..."

    "천년주의 효과야. 감각이 더 예민해지고, 감정이 더 강렬해지지."

    지은의 눈이 강림의 입술을 향한다.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그의 가슴으로 향한다. 갑자기 밖에서 말발굽 소리와 함께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관아의 포졸들이야! 어떻게 이곳을 찾았지?"

    지은이 놀라 창가로 달려가 밖을 내다본다. 횃불을 든 관아의 포졸들이 한옥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어떡해! 날 찾고 있나 봐... 사실 어제 밤부터 집안이 발칵 뒤집혔어. 내가 없어진 걸 알고..."

    강림의 표정이 굳어진다. "걱정 마. 여기선 널 찾지 못할 거야."

    그가 손을 휘두르자 한옥 주변으로 안개가 짙게 피어오른다. 포졸들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이건... 네 능력이야?"

    "그래, 인간의 눈을 속이는 능력이지. 하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아."

    두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진동하고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진다. 누군가 한옥의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요괴가 숨어있다! 나오너라!"

    지은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어떻게 된 거야? 너를 알고 있는 거야?"

    "아니... 이건..."

    강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문이 강하게 흔들린다. 지은이 두려움에 떨며 강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무서워..."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강림이 지은을 품에 안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그 순간, 지은의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오직 그의 온기만이 남는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강림을 바라보자, 그의 눈동자가 붉게 타오르고 있다.

    "날 믿어줘."

    지은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품에 더 깊이 안긴다. 그녀의 손이 강림의 가슴에 닿는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눈에 희미하게 붉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강림의 가슴을 관통하는 검의 형체다.

    "이게... 검이야? 보여! 검이 보여!"

    강림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진다. "정말? 그럼 네가 정말로..."

    "네 신부라는 거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밖에서는 여전히 포졸들의 소리가 들리지만, 그들의 세계에는 오직 서로만이 존재한다. 강림이 지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깊이 입을 맞춘다. 그들 주변으로 불꽃이 피어오르고, 방 안의 모든 촛불이 일제히 더 밝게 타오른다.

    지은의 손가락이 검의 손잡이를 향해 가까워진다. "이걸 뽑으면... 네가 사라진다고 했지?"

    "그래..."

    "그럼 뽑지 않을래. 지금 이대로... 영원히..."

    ◆ 천계의 사자가 경고를 전하러 오고, 지은이 최종적으로 검에 손을 대면서 맞이하는 두 사람의 운명적 선택

    새벽이 오기 직전, 강림의 은신처. 지은은 강림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다.

    그들의 옷은 어지러이 흐트러져 있고, 방 안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지은의 손가락이 강림의 가슴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붉게 빛나는 검의 윤곽을 탐험한다.

    "천 년 동안... 이게 네 가슴에 있었던 거야?"

    "그래, 죽음을 원했던 내게 내려진 형벌이지. 영원히 살되, 영원히 고통스럽게."

    지은이 그의 가슴에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길 바라."

    그 순간, 방 안에 갑자기 눈부신 빛이 터지면서 한 인물이 나타난다.

    흰 도포에 은빛 갓을 쓴 위엄 있는 모습의 노인. 그의 눈빛은 별처럼 빛나고, 손에는 커다란 서책을 들고 있다.

    "천계의 관리자!" 강림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지은을 보호하듯 가린다.

    "도깨비 강림, 천 년의 형벌을 받은 자여. 네가 운명의 신부를 찾았다는 소식이 천계에 전해졌다."

    지은이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으로 천계의 관리자를 바라본다. "당신은 누구야?"

    "나는 천계의 질서를 관리하는 자. 인간과 요괴의 경계를 지키는 존재지."

    강림이 앞으로 나선다. "왜 오셨습니까? 저는 천 년의 형벌을 충실히 견뎌왔습니다."

    천계의 관리자가 서책을 펼친다. "그렇지. 너는 자신의 형벌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 그 형벌이 끝나려 하는 시점에서 문제가 생겼다."

    "무슨 문제요?"

    "너의 검을 뽑을 수 있는 신부가 나타났으나, 그녀가 검을 뽑지 않기로 선택했다. 이는 천계의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지은이 앞으로 나선다. "내가 선택했어! 검을 뽑으면 그가 사라진다고 했잖아. 그런 선택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천계의 관리자가 지은을 깊이 바라본다. "인간 여인이여, 네가 도깨비의 신부로 선택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운명이며, 피할 수 없는 결말이다."

    "운명이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게 내 운명이라고?"

    "그렇다. 도깨비의 검은 반드시 뽑혀야 한다. 그것이 천 년 전 정해진 질서다."

    강림이 지은의 손을 잡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습니까?"

    천계의 관리자가 서책을 넘기며 말한다.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그때가 지나면 검은 스스로 사라지겠지만... 그 대가는 너희 둘 다 치러야 할 것이다."

    "무슨 뜻이야?" 지은이 불안하게 묻는다.

    "검이 스스로 사라진다면, 도깨비는 소멸하는 대신 영원한 고통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그의 신부인 너는... 영원히 그를 잊게 될 것이다. 모든 기억, 감정이 사라지고, 다시는 그를 볼 수도, 느낄 수도 없게 된다."

    지은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럴 순 없어..."

    천계의 관리자가 한숨을 내쉰다. "이것이 천계의 법칙이다.

    도깨비의 신부는 검을 뽑아 그를 자유롭게 해주거나, 아니면 그와의 모든 인연을 영원히 잃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침묵이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지은이 강림을 바라보고, 그의 눈에는 깊은 슬픔과 사랑이 담겨 있다.

    "선택해야 한다면..." 지은이 강림의 가슴에 손을 올린다. 검의 윤곽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내가 널 잊기보단... 널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

    강림이 지은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그건..."

    "알아. 하지만 내가 널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더 큰 고통일 거야. 적어도 널 사랑했던 기억은 간직하고 싶어."

    천계의 관리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보름달까지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 다시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천계의 관리자가 사라지고, 방 안에는 다시 지은과 강림만이 남는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깊은 침묵에 잠긴다.

    "미안해... 내가 네 신부여서..." 지은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강림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준다. "미안해하지 마. 천 년을 살면서 난 단 한 번도 이렇게 강렬하게 살아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 네가 내게 준 이 시간은... 영원보다 더 소중해."

    지은이 강림의 품에 안긴다. "남은 시간동안... 네 곁에 있을게. 그리고 보름달이 뜨는 날, 내가 널 자유롭게 해줄게."

    강림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그의 가슴 속 검이 더욱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그들의 주변으로 불꽃이 피어오르며, 밤하늘의 별들이 더 밝게 빛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영원처럼 느껴진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지금까지 <불꽃의 신부 - 도깨비의 선택> 오디오 드라마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 년의 세월을 견딘 도깨비와 그의 운명적인 신부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보름달이 뜨는 밤, 지은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강림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 그를 자유롭게 해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인지...

    그들의 운명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 <불꽃의 신부 - 운명의 갈림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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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 같은 시간에 찾아올 후속편에서 모든 것이 밝혀집니다.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불꽃의 신부>,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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