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 무녀의 예언 - 왕조의 운명

궁중 무녀의 예언 - 왕조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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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250자)

조선 궁궐의 숨겨진 무녀, 자신의 예언능력으로 왕조의 미래를 보게 된 궁녀 홍섬. 그녀가 본 예언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요? 조선 궁중의 비밀스러운 무속신앙과 한 여인의 운명이 얽힌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후킹멘트 (200자)

"죽기 전에 반드시 이 예언을 전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예언이 진실이라면, 이 나라의 운명이... 전하, 과연 이 예언을 들으시겠습니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할지라도..."

이 이야기는 조선 궁중의 숨겨진 무속신앙과 예언자의 고뇌,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절묘하게 섞어 궁중 미스터리의 묘미를 살립니다.

"숨겨진 무녀" - 궁녀 홍섬이 자신의 예언 능력을 처음 깨닫는 장면

하늘이 붉게 물든 궁궐의 저녁이었습니다. 창덕궁의 후원에서 홍섬은 늘 하던 대로 낙엽을 쓸고 있었지요. 그날도 평범한 하루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상하다... 오늘따라 왜 이리 머리가 울리지..."

홍섬은 며칠째 이어지는 두통에 괴로워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귓가에서 계속 속삭이는 것 같았지요. 그때였습니다.

"피... 피가..."

갑자기 그녀의 눈앞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후원의 연못이 온통 피로 변해있었고, 하늘에서는 붉은 눈이 내리고 있었지요. 홍섬은 놀라서 눈을 감았다 떴지만, 그것은 환영이 아니었습니다.

"도련님! 어서 물러나십시오!"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눈을 돌리니 멀리서 어린 왕자가 연못가에서 놀고 있었고, 그 옆에서 뱀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지요.

"안 돼..."

홍섬은 자신도 모르게 달려갔습니다. 그녀가 도착하기 직전, 뱀이 왕자를 향해 덤벼들었지요. 하지만 홍섬이 먼저 왕자를 끌어안았고, 뱀은 그녀의 발치로 떨어졌습니다.

"감히 어찌..."

내관들이 달려왔습니다. 신분을 잊고 왕자를 건드린 것은 큰 죄였지요. 하지만 그들도 곧 상황을 파악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니... 저 뱀이..."

홍섬은 그제야 자신이 본 환영이 현실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연못의 피는 석양빛이었고, 붉은 눈은 꽃잎이었지만... 그 위험은 분명 진실이었던 것입니다.

"네가... 네가 어찌 알았느냐?"

상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홍섬은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날 이후, 홍섬의 삶은 크게 변했습니다. 때때로 찾아오는 환영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들... 그녀는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갔지요.

"첫 번째 징조" - 우연히 본 환영이 실제로 일어나며 능력을 확신하는 순간

왕자를 구한 일로 인해 홍섬은 내전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후원의 낙엽을 쓸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지요.

"또... 또 시작되는구나..."

달이 밝은 밤이면 더욱 선명해지는 환영들. 이번에는 대전 처마 끝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까마귀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고, 그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지요.

"무슨 일이시옵니까?"

옆에 있던 나인이 물었습니다. 홍섬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었으니까요.

"아니... 아무것도..."

그날 밤, 임금께서 갑자기 몸이 불편하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대전이 발칵 뒤집혔고, 어의들이 급히 불려왔지요.

"전하께서 피를 토하셨다..."

홍섬은 그제야 자신이 본 환영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까마귀의 피눈물이 바로 임금의 병을 예고한 것이었고, 붉은 꽃은 피를 상징했던 것입니다.

"이건... 분명 꿈이 아니야..."

자신의 능력을 더는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보는 것들은 단순한 환영이 아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징조였던 것이지요.

"나인 홍섬."

어느 날, 오래된 상궁 하나가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눈빛이 날카로웠지만, 어딘가 모르게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였지요.

"나리께서 보시는 것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소."

홍섬은 놀라서 상궁을 바라보았습니다. 상궁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습니다.

"이 궁에도 한때는 그대와 같은 이들이 있었다오. 하늘의 뜻을 보는 자들... 그들을 우리는 '묘진'이라 불렀지..."

"궁중의 비밀" - 궁 안의 숨겨진 무속신앙과 그들을 찾아오는 사람들

달이 없는 깊은 밤, 홍섬은 상궁을 따라 궁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래된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지요.

"이곳이... 묘진청입니다."

방 안에는 붉은 비단으로 가려진 제단이 있었고, 그 앞에는 오래된 부적들이 걸려있었습니다. 벽에는 달의 모양을 그린 그림이 걸려있었고, 한쪽에는 점을 치는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지요.

"조선이 세워진 이후로, 이곳에서 궁중의 길흉을 점쳐왔소. 임금님께서는 유교를 따르시지만... 궁중의 안녕을 위해 이곳을 남겨두신 것이지."

홍섬은 그제야 이해했습니다. 자신이 늘 느끼던 이상한 기운들이 바로 이곳에서 나오는 것이었음을...

"여기 와보세요."

상궁은 오래된 서안을 가리켰습니다. 그 위에는 묘진들의 기록이 담긴 책들이 놓여있었지요.

"이것은 역대 묘진들의 예언을 기록한 책이오. 그들이 본 것,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모두 적혀있지."

홍섬은 조심스레 책을 펼쳤습니다. 그 안에는 자신이 보았던 것과 비슷한 환영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지요. 까마귀의 울음을 듣고 반란을 예견한 이야기, 꽃잎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고 왕비의 승하를 알린 이야기...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묘진이 없습니다. 마지막 묘진이 돌아가신 지 십 년이 넘었지요."

상궁의 눈빛이 슬프게 빛났습니다.

"그런데 그대에게서... 오랜만에 그 기운이 느껴졌소. 하늘이 우리에게 보낸 마지막 묘진일지도 모르오."

갑자기 촛불이 흔들렸고, 홍섬의 눈앞에 또 다른 환영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궁궐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이었지요.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앞으로 그대가 보게 될 것들은... 단순한 길흉화복이 아닐 것이오. 더 큰 운명, 이 나라의 운명과 관련된 것일 테지..."

"불길한 예시" - 조선 왕조의 멸망을 암시하는 충격적인 환영을 보는 장면

보름달이 뜬 밤, 홍섬은 묘진청에서 홀로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촛불이 모두 꺼지고, 달빛만이 방 안을 비추었지요.

"이건..."

거울처럼 맑은 달빛 속에 환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희미한 안개같았지만, 점점 선명한 모습을 드러냈지요.

궁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의 궁궐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에는 이상한 쇠로 만든 새가 날아다녔고, 궁궐 밖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집들이 즐비했지요. 그리고 궁궐 안에는... 더 이상 임금님도, 신하들도 없었습니다.

"아니... 이럴 수는 없어..."

환영은 계속되었습니다. 조선의 국새가 깨어지는 모습, 궁궐에 낯선 나라의 깃발이 걸리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임금이 궁을 떠나는 모습까지...

"멈춰... 제발 멈춰주세요!"

홍섬이 소리쳤지만, 환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지요. 이제는 소리까지 들려왔습니다. 백성들의 울음소리, 낯선 언어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총성까지...

"나인님! 괜찮으신가요?"

급히 달려온 상궁이 홍섬을 부축했습니다. 홍섬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고, 온몸은 땀으로 젖어있었지요.

"이... 이건 분명 꿈이어야만 해..."

"무엇을 보셨습니까?"

"조선이... 조선이 사라지는 모습을 봤어요. 하지만 그건 먼 미래...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어요."

상궁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역대 묘진들의 기록 중에서도 왕조의 멸망을 예견한 이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예언... 전해야 할까요?"

"아직은...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소. 더 자세히 보고 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겠소."

"내관의 의심" - 홍섬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내관의 감시가 시작되는 순간

홍섬의 이상한 행동을 처음 눈치챈 것은 내관 강윤이었습니다. 밤마다 묘진청 근처를 서성이는 홍섬의 모습이 수상했던 것이지요.

"저 나인, 요즘 들어 부쩍 이상하구나."

강윤은 조용히 홍섬을 감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의 의심은 커져갔지요. 홍섬이 달빛 아래서 혼잣말을 하는 모습,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며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

"분명 뭔가 있다...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게 틀림없어."

어느 날 밤, 강윤은 홍섬이 묘진청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오래된 창고로 알려진 그곳에 나인이 들어갈 일은 없었지요.

"그곳에 무엇이 있기에..."

조심스레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홍섬이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촛불 아래 그녀의 모습은 마치 무녀와도 같았지요.

"이건... 큰일이구나."

궁궐에서 무속은 엄격히 금지된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그곳이 묘진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었지요.

"나인 홍섬, 이제 네 정체가 드러났구나..."

하지만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홍섬이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피... 피가 흐르고... 궁궐이 불타오르고... 강 내관... 강 내관도..."

강윤은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나온 것이 의외였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내일... 내일 대전 계단에서... 조심하셔야 해요..."

강윤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정말 예언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았지요.

"상궁의 선택" - 홍섬의 능력을 알게 된 상궁이 그녀를 돕기로 결심하는 장면

다음날 아침, 강윤 내관이 대전 계단에서 미끄러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홍섬의 예언이 적중한 것이지요. 이 소식은 곧 최 상궁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홍섬... 네가 정말 그걸 미리 보았단 말이냐?"

최 상궁은 홍섬을 은밀히 불러들였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날카로웠지만, 그 속에는 깊은 고민이 서려있었지요.

"네... 하지만 더 큰 일이 있습니다. 제가 본 것은..."

홍섬은 조선의 미래에 대한 예언을 털어놓았습니다. 궁궐이 비어가는 모습, 낯선 깃발이 걸리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임금의 모습까지...

"이런... 이런 예언을 네가 혼자 짊어지고 있었던 거냐..."

최 상궁의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엄격했던 얼굴에 연민의 빛이 어렸지요.

"알고 있니? 내 어머니도 묘진이었단다. 마지막 묘진이었지..."

최 상궁은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예언 때문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그리고 그 예언들이 어떻게 하나둘 현실이 되어갔는지...

"하지만 어머니는 끝내 중요한 예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것이 평생의 한이 되셨지..."

홍섬은 최 상궁의 눈에서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선택을 해야겠구나. 너를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창밖에서 까마귀가 울었습니다. 홍섬의 눈앞에 또 다른 환영이 스쳐 지나갔지요. 최 상궁이 자신을 위해 큰 희생을 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상궁마마... 저를 위해 그런 희생은..."

"말하지 말거라. 나는 이미 결정했다. 네가 본 것이 진실이라면... 그 예언은 반드시 전해져야 할 테니..."

"왕비의 관심" - 홍섬의 소문을 들은 왕비가 은밀히 그녀를 부르는 장면

왕비의 부름은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달이 가득한 밤, 홍섬은 조용히 대비전으로 안내되었지요.

"너가 그 나인이란 말이냐..."

왕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날카로운 관심이 담겨있었습니다. 홍섬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무릎을 꿇었지요.

"들리는 소문이 많구나. 내관이 다칠 것을 미리 알았다지? 그리고... 임금의 병환도?"

홍섬은 침묵했습니다. 하지만 왕비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지요.

"고개를 들거라. 네 눈을 보고 싶구나."

홍섬이 고개를 들자, 왕비는 잠시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마치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읽으려는 듯이 말입니다.

"과연... 묘진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나의 어머니께서도 그러한 분이셨지..."

홍섬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왕비의 모친도 묘진이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지요.

"하지만 그 능력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지. 어머니께서는 결국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시고..."

왕비의 눈에 슬픔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지요.

"네가 무언가를 보았지? 이 나라의 운명에 관한..."

홍섬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왕비는 부드럽게 미소지었습니다.

"두려워 말거라. 나는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겠느냐?"

"예언의 무게" - 더욱 선명해지는 예언과 그로 인한 고뇌

왕비를 만난 후, 홍섬의 예언은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환영이 아닌, 마치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장면들이 보였지요.

"또... 시작되는구나..."

묘진청의 촛불 앞에서 홍섬은 떨리는 손으로 붓을 들었습니다. 더 이상 기억에만 의존할 수 없었기에, 보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지요.

'붉은 군복을 입은 이방인들이 궁문으로 들어온다. 푸른 눈을 가진 자들이 대전에 앉아있다. 궁녀들은 흰 옷으로 갈아입고, 신하들은 머리를 자른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옆에서 지켜보던 최 상궁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어지는 예언들은 더욱 충격적이었지요.

'바다 건너에서 온 쇠로 만든 배들... 하늘을 가로지르는 불새들... 그리고 마지막 임금의 눈물...'

"그만... 그만 쓰세요."

최 상궁이 홍섬의 손을 잡았습니다. 홍섬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있었고, 얼굴은 창백했지요.

"이 예언들이 모두 진실이라면... 우리가 아는 세상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 건가요?"

"아직 시간이 있을지도 모르오. 왕비마마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쩌면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하지만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묘진청의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불어들었지요. 촛불이 모두 꺼졌고, 달빛만이 어둠을 비췄습니다.

"이건... 경고인가요?"

"아니...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소..."

먼 하늘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홍섬의 눈앞에 또 다른 환영이 스쳐 지나갔지요. 누군가가 자신의 예언을 임금께 고하는 모습... 그리고 그 뒤에 펼쳐질 끔찍한 결과...

"은밀한 모의" - 예언을 막으려는 자들과 이루려는 자들의 대립

그날 밤, 대전 뒤편의 작은 건물에서 은밀한 모임이 열렸습니다. 강윤 내관을 비롯한 몇몇 대신들이 모여 있었지요.

"그 나인의 예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미신이 아닌 반역이나 다름없습니다."

강윤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홍섬이 쓴 예언의 일부가 들려있었지요.

"하지만 왕비마마께서 그 나인을 보호하고 계시다 하지 않았소?"

"그래서 더욱 위험한 것이오. 왕비마마께서 이런 불길한 예언을 듣고 계시다니..."

대신들의 얼굴에 근심이 깃들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지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예언이 조선의 멸망을 암시한다고 하오."

순간 방안이 조용해졌습니다. 누구도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였지요.

"이대로 두면 안 되오. 저 나인을 당장 처리해야..."

"잠시만요."

그때 한 젊은 신하가 나섰습니다. 홍섬의 예언을 다른 시각에서 보자는 제안이었지요.

"만약 저 예언이 진실이라면... 우리가 그것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왕조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의견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예언을 위험으로 보는 쪽과 기회로 보는 쪽... 그리고 그 사이에서 더욱 복잡해지는 궁궐의 권력 관계가 시작되었지요.

"이 일은 임금께 직접 아뢰어야 할 것 같소."

"안 됩니다! 그랬다간 왕비마마께서..."

그들의 대화는 깊어갔지만, 아무도 밖에서 누군가가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최 상궁이 그림자처럼 서 있었지요.

"마지막 선택" - 예언을 전할 것인가, 숨길 것인가 고민하는 홍섬

최 상궁으로부터 모의의 내용을 전해들은 홍섬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달빛이 밝은 밤, 그녀는 묘진청의 제단 앞에 홀로 앉아있었지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녀의 앞에는 두 개의 서찰이 놓여있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모든 예언을 기록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왕비가 준비한 피신 계획이었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보입니다..."

홍섬의 눈앞에 환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선명했지요. 조선의 마지막 왕이 서양식 옷을 입고 있는 모습, 궁녀들이 삭발을 하고 궁을 떠나는 모습, 그리고 대한제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깃발이 올라가는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요?"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촛불이 흔들리더니, 먼 과거의 묘진들의 모습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도 모두 같은 고민을 했던 것일까요?

"네가 본 것은 미래가 아니라 경고란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치 오래전 돌아가신 묘진들의 목소리 같았지요.

"우리도 모두 선택의 순간이 있었지. 하지만 그 누구도 끝까지 예언을 전하지 못했단다. 두려움 때문에... 혹은 보호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홍섬은 자신의 손에 들린 서찰들을 바라보았습니다. 한 순간의 선택이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지요.

"하지만 저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섰습니다. 이제 결심이 섰지요. 예언을 전한다면 자신은 아마도 반역자로 몰릴 것입니다. 하지만 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큰 죄가 될 것 같았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 - 예언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홍섬이 예언을 기록한 서찰은 결국 임금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강윤 내관이 몰래 전한 것이었지요. 그날 밤, 궁궐 전체가 뒤집히기 시작했습니다.

"역적이요! 나인 홍섬을 당장 잡아들이시오!"

궁궐 곳곳에서 병사들의 발자국 소리가 울렸습니다. 하지만 홍섬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지요. 그녀는 이미 그날 아침, 자신의 마지막 환영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모든 것이 시작되는구나."

홍섬은 묘진청의 제단 앞에 조용히 앉아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도망칠 필요가 없었지요. 그녀의 눈앞에 마지막 환영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까요.

"저들이 곧 이곳을 찾을 것입니다."

최 상궁이 다급히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홍섬은 평온한 얼굴로 미소지었지요.

"상궁마마...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제가 본 것은 단순한 미래가 아니었어요. 그것은 우리가 반드시 겪어야 할 길이었던 거예요."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묘진청의 문이 열리며 병사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들 뒤로 강윤 내관이 서 있었지요.

"여기 있었구나! 감히 역적과 같은 예언을..."

하지만 그의 말은 끝나지 못했습니다. 홍섬의 눈에서 이상한 빛이 번쩍였고, 그녀의 입에서 마지막 예언이 흘러나왔지요.

"오늘 밤, 당신들은 저를 잡아가겠지만... 그것이 바로 예언이 현실이 되는 시작입니다. 이제 누구도 이 운명의 물결을 막을 수 없어요."

"새로운 시작" - 모든 것이 끝난 후, 홍섬이 마주하는 또 다른 예언

홍섬은 깊은 산속의 한 암자로 보내졌습니다. 임금은 그녀를 죽이는 대신 평생 그곳에 유폐하라 명했지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녀가 본 예언들은 하나둘 현실이 되어갔습니다.

"스님, 오늘도 그 나인이 뭐라도 말했습니까?"

가끔 산을 오르는 스님들이 그녀의 말을 전해주곤 했습니다. 이제는 늙어 백발이 된 홍섬이지만, 그녀의 예언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지요.

"오늘은... 새로운 예언을 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예언이라고 했습니다. 홍섬은 조선이 사라진 후의 이야기를 보았다고 합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백성들의 모습,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모습, 그리고 그 너머의 찬란한 미래까지...

"이제는... 이 땅의 백성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갈 때가 왔다고 하더군요."

홍섬의 마지막 글이 전해졌습니다.

'나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예언자의 역할은 운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준비하게 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예언의 힘이었나 봅니다.'

달빛이 흐르는 밤, 홍섬은 마지막으로 묘진청의 모든 묘진들의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슬픈 표정이 아니었다고 하지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 합니다.

엔딩멘트

"예언은 때로 우리가 피하려 할수록 더 가까이 다가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언을 피하려 한 그 노력들이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도 모르지요. 당신이라면... 미래를 알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